전기요금 누진제 완전정복 — 400kWh 넘기면 왜 6,780원이 뛰나
마지막 업데이트: 2026-08-08
매년 여름이면 같은 질문이 반복됩니다. 지난달과 비슷하게 썼는데 요금이 두 배 가까이 나왔다는 것입니다. 대부분 누진 단계를 넘었기 때문입니다.
누진제를 '많이 쓰면 비싸진다' 정도로만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. 맞는 말이지만 절반만 맞습니다. 나머지 절반을 알아야 왜 1kWh 차이로 수천 원이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있고, 그래야 아낄 지점도 보입니다.
3단계, 그리고 여름 두 달의 예외
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뉩니다. 평소에는 200kWh와 400kWh가 경계입니다. 200kWh까지가 1단계, 201~400kWh가 2단계, 400kWh를 넘으면 3단계입니다.
7월과 8월 두 달만은 경계가 넓어집니다. 1단계가 300kWh까지, 2단계가 450kWh까지로 늘어납니다. 냉방 수요를 감안한 조치입니다. 중요한 것은 단가나 기본요금이 내려가는 게 아니라 구간의 폭만 넓어진다는 점입니다.
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. 같은 350kWh를 저압 단독주택에서 쓴다면 5월에는 70,650원, 8월에는 59,980원입니다. 사용량이 똑같은데 1만 원 넘게 차이가 납니다.
- 1단계 — 평시 200kWh 이하 / 하계 300kWh 이하 · 저압 120.0원/kWh
- 2단계 — 평시 201~400kWh / 하계 301~450kWh · 저압 214.6원/kWh
- 3단계 — 평시 400kWh 초과 / 하계 450kWh 초과 · 저압 307.3원/kWh
단가만 오르는 게 아니라 기본요금이 통째로 바뀝니다
여기가 핵심입니다. 전력량요금은 '넘은 만큼만' 비싼 단가가 붙습니다. 401kWh를 썼다면 400kWh까지는 원래 단가로, 넘은 1kWh에만 307.3원이 붙습니다. 이 부분은 많은 분이 아는 대로입니다.
그런데 기본요금은 다릅니다. 사용량이 속한 구간 하나로 통째로 정해집니다. 400kWh까지는 1,600원인데, 401kWh가 되는 순간 7,300원이 됩니다. 1kWh 때문에 5,700원이 더 붙는 것입니다.
여기에 3단계 단가 307.3원, 기후환경요금과 연료비조정요금, 그리고 그 위에 붙는 부가가치세 10%와 전력산업기반기금 2.7%까지 더해집니다. 그래서 최종 청구액 차이는 6,780원이 됩니다. 400kWh가 83,530원, 401kWh가 90,310원입니다.
누진제에서 가장 비싼 1kWh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.
아파트가 더 싼 이유
같은 사용량이라도 아파트가 단독주택보다 쌉니다. 요금표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.
아파트는 단지 전체가 한꺼번에 고압으로 전기를 받아 각 세대에 나눕니다. 그래서 '주택용 고압' 요금이 적용됩니다. 단독주택·다세대는 세대별로 저압으로 받아 '주택용 저압'입니다.
고압은 기본요금이 730원·1,260원·6,060원이고 단가가 105.0원·174.0원·242.3원입니다. 저압보다 모든 항목이 낮습니다. 350kWh 기준으로 저압 70,650원, 고압 60,020원이니 1만 원 넘는 차이입니다.
내 집이 몇 단계인지, 경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
고지서에서 '사용량(kWh)'을 찾으면 됩니다. 그 숫자를 위의 구간표와 비교하면 몇 단계인지 바로 나옵니다.
실전에서 더 유용한 것은 '경계까지 얼마나 남았는가'입니다. 지금 380kWh인데 평시라면 400kWh까지 20kWh밖에 안 남은 상태입니다. 이 20kWh를 아끼면 6,780원을 아끼는 셈이고, 무심코 넘기면 그만큼 더 냅니다.
반대로 이미 3단계에 한참 들어와 있다면 경계를 신경 쓸 이유가 없습니다. 그때는 '줄인 만큼 kWh당 307원씩 아낀다'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됩니다. 경계 근처일 때만 특별히 신경 쓰면 됩니다.
9월 고지서가 튀는 이유
하계 완화는 7월과 8월, 딱 두 달입니다. 9월부터는 경계가 200/400kWh로 돌아옵니다.
문제는 9월 초순에도 더위가 남아 에어컨을 계속 쓴다는 점입니다. 사용량은 8월과 비슷한데 구간 기준만 좁아지니, 8월에 2단계였던 사용량이 9월에는 3단계가 됩니다. '오히려 덜 썼는데 요금이 늘었다'는 상황이 여기서 생깁니다.
검침일도 영향을 줍니다. 한전 검침일은 세대마다 달라, 검침일이 15일이면 고지서상의 한 달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번 달 14일까지입니다. 무더위가 검침 기간에 어떻게 걸리느냐에 따라 체감이 달라집니다.
자주 묻는 질문
- Q. 누진제는 왜 있나요?
- 전력 수요가 몰리는 것을 억제하고, 적게 쓰는 가구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입니다. 1974년 석유파동 때 도입됐습니다. 과거에는 6단계에 최고·최저 배율이 11.7배였는데 2016년 3단계 3배 구조로 완화됐습니다. 주택용에만 적용되고 산업용·일반용에는 없습니다.
- Q. 전기를 아예 안 써도 요금이 나오나요?
- 네. 사용량이 0이어도 1단계 기본요금이 부과됩니다. 저압 910원, 고압 730원에 부가세와 기금이 붙어 1,000원 안팎이 나옵니다. 장기간 비워두는 집이라면 전기 사용 중지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.
- Q. 가족이 많으면 불리한 것 아닌가요?
- 그래서 할인 제도가 있습니다. 5인 이상 대가족, 3자녀 이상 다자녀, 출산 후 3년 이내 가구는 전기요금의 30%를 월 16,000원 한도로 깎아 줍니다. 신청해야 적용되니 해당된다면 한전에 문의하세요.
- Q. 태양광을 달면 누진 단계가 내려가나요?
- 네. 자가소비한 만큼 한전에서 사 오는 양이 줄어 사용량이 내려갑니다. 3단계에서 2단계로 내려가면 기본요금까지 함께 떨어지므로 절감액이 발전량 이상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. 누진 상단에 있는 집일수록 효과가 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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